뮤지컬 캣츠에 대해
뮤지컬의 새 장을 열다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를 인생에 비유한 뮤지컬 <캣츠>는 T.S. 엘리엇의 우화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 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곡, 카메론 매킨토시 제작으로 1981년 런던의 ‘뉴런던 씨어터’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26여 개국, 3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10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상연됐다. 특히, 환상적인 무대, 고양이와 흡사한 분장의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댄스와 주옥 같은 뮤지컬 넘버들로 전 세계 6,500만 명을 감동시키며 뮤지컬의 다양한 기록들을 양산해 냈다.
토니상 작품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조명상, 의상상 등 7개 부문 수상 및 로렌스 올리비에, 드라마 데스크상, 모리에 어워드 등 런던, 뉴욕, 파리의 주요 뮤지컬상을 석권했다. <캣츠>는 2002년 5월 웨스트 엔드에서 막을 내리기까지 21년간 8,950회를 기록했으며, 브로드웨이에서는 1982년부터 2000년 9월까지 18년간 7,485회로 역사에 남는 기록을 세웠다.
1981년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첫 선을 보인 <캣츠>는 영국의 세계적인 연출가 트레버 넌(영국 국립극단 대표)과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나 영국 뮤지컬의 전성기를 열었다. 정통 연극인들이 상업극이라며 은근히 깔보던 뮤지컬에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의 일급 스태프들이 뛰어들며 영국 뮤지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의의도 있다. 드라마가 강한 뮤지컬도 아니고, 선남선녀의 사랑 이야기도 아닌 이 작품이 사랑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캣츠>는 먼저 환상적인 무대 메커니즘이 눈에 띈다.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집채만한 크기의 깡통과 쓰레기로 뒤덮힌 무대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생활의 소품 크기가 그 크기만 하다는 것이다. 공연이 시작되면 진짜 고양이 뺨칠 정도로 그럴듯한 분장과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무대와 객석을 누비며 관객을 흥분시킨다. 누구나 알기 쉬운 고양이의 캐릭터를 인생에 비유해 극에 대한 자세한 이해 없이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녀 국적을 초월해 인기를 누려왔다. 객석 사이를 누비며 관객들과 호흡을 하는 고양이, 극장 천장과 벽면에 설치된 수많은 조명효과는 무대와 객석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 환상적인 분위기 그 자체다. <캣츠>의 이러한 무대 메커니즘은 <레 미제라블>(1985), <오페라의 유령>(1986), <미스 사이공>(1989) 등 뮤지컬 ‘빅4’의 제작토대가 되기도 했다.
고양이를 의인화 하여 삶의 깊은 통찰을…
<캣츠>는 다양한 캐릭터의 고양이를 인생에 비유해 화려한 춤과 음악, 환상적인 무대 메커니즘으로 즐거움을 주는 뮤지컬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고양이들의 축제인 ‘젤리클 볼’에 모인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은 모두 독특한 인생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무도회에서 새로 태어날 고양이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들이 풀어놓는 개성 있는 삶에는 인생의 단면이 녹아 있다. 뮤지컬의 즐거움과 함께 교훈적인 메시지도 주는 것은 <캣츠>의 또 다른 매력이다. 20여 곡에 이르는 뮤지컬 넘버는 고양이들의 독특한 삶만큼이나 다양한 곡조로 감상의 풍부함을 더해주며, 극 중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 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비롯한 세계 유명 가수들에 의해 180여 차례나 녹음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캣츠>에서 탄생한 뮤지컬의 드림팀
뮤지컬 <캣츠> 외에 <오페라의 유령>,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주옥 같은 뮤지컬의 작곡가로 이름 날린 뮤지컬의 대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 와 <캣츠>를 비롯하여 ‘뮤지컬 빅4’로 꼽히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의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 두 거장의 첫 만남도 <캣츠>를 통해서다. 그리고 연출가 트레버 넌은 당시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의 젊은 예술감독이었다. 웨버에 의해 발탁된 그는 대작 <캣츠> 연출을 출발로 <레 미제라블>,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애스펙츠 오브 러브> 등을 연이어 연출하면서 뮤지컬의 대가 반열에 올랐다. 무대미술의 거장 존 내피어와 안무가 질리안 린, 조명의 데이비드 허쉬 등 ‘캣츠’에 참여했던 이들 크리에이티브팀은 웨버, 매킨토시와 더불어 후일 ‘뮤지컬 드림팀’으로 불리게 되었다. 작품만큼이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
<캣츠>의 탄생 과정은 그 어느 히트작보다 결코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번도 상업적인 작품을 만들어본 적이 없는 클래식 감독, 트레버 넌이 엘리어트의 어린이를 위한 시집을 뮤지컬로 만든다는 것은 분명 실패할 것이라고 믿었다. 또 당시 뉴런던 씨어터는 10년 동안 한 번도 성공작을 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재수없는 극장으로 생각되었다. 웨버와 매킨토시는 함께 후원자를 섭외하기로 했으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후원을 거부하였고, 그들은 초연하기 바로 전날에서야 겨우 공연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극장주인이 발뺌을 하려는 일도 있었다. 애초에 영국 여배우 주디 덴치가 그리자벨라 역을 맡기로 되어 있었으나 연습 중 근육을 다쳐 시사회 5일 전에 일레인 페이지로 배우가 바뀌면서 공연이 2주나 늦춰지기도 했다. 공연 첫날 밤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커튼 콜을 하려고 하는데 폭탄 소동이 일어나 관중과 출연진이 모두 피하느라 첫 공연에 대한 열렬한 갈채는 커녕 스태프진 모두가 거리에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이토록 어렵게 탄생한 뮤지컬 <캣츠>. 그러나 <캣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박을 터뜨렸다.
<캣츠>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게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작품이다. 15년간 호흡을 맞춰오며 흥행작을 함께 만들어 온 오랜 동반자인 팀 라이스와 결별한 것이다. 팀 라이스의 창의 넘치는 대본 대신 선택한 것은 한 죽은 시인의 시집이었다. T.S. 엘리어트의 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가 바로 그것. 1977년 말 웨버는 이 시집을 토대로 뮤지컬을 만들기를 결심하고 작곡을 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에 즐겨 읽던 책이기도 했지만 널리 알려진 시에 음악을 붙여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대본이 합의가 되면 그가 작곡한 음악에 맞추어 가사를 만들던 기본 작업 방식에서 탈피하여 이미 만들어진 가사와 줄거리에 맞춰 작곡을 하는 것에 도전한 것이다.
1980년 여름, 시드몬톤 축제(Sydmonton Festival)에서 그는 틈틈이 써놓은 음악들을 연주했다. 다행히 바로 이 공연에 엘리어트의 부인 발레리 엘리어트가 왔었고, 그녀는 발표되지 않은 남편의 시들을 몇 편 가져다 주었다. ‘매력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도 그 중 하나였는데, 여기에 나타난 극적이고 음악적인 이미지는 웨버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당장 배경음악을 다시 편곡하여 이 시를 하나의 멋진 뮤지컬로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 발레리 엘리어트가 출판되지 않은 다른 시들을 가져와 그 중 3개를 뮤지컬 <캣츠>에 포함시켰다. 그녀는 또한 길이가 조금 더 긴 고양이와 개에 관한 책의 서시로 보이는 매우 신기한 초안을 가지고 왔는데, 무대 상으로는 적합하지 않았으나 젤리클 고양이들의 우월성을 나타내고자 사용하기로 했다. ‘The Naming of Cats’ 부분은 바로 이 시의 마지막 몇 구절을 따온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엘리어트는 1983년 <캣츠>의 대본으로 토니상을 추서받기도 했다.
<캣츠>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매력적인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메모리’이다. 이 노래는 <캣츠>의 주제곡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사실 제작 단계에서는 이 노래가 빠져 있었다. 주인공은 항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걸까. 연출가 트레버 넌이 클라이막스가 부족하다고 재촉하자 웨버는 그날 밤 단숨에 ‘메모리’를 써내려 갔다. 다음 날 웨버가 이 노래를 들려주자 트레버 넌은 흥분한다. “오늘이 며칠이고 지금 몇 시인지 기억하시오. 당신들은 지금 세계가 놀랄 만한 명곡을 들었습니다.” 이 노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유명 가수들에 의해 전세계에서 180여 차례나 레코딩 됐다. 음악을 알아보는 트레버 넌의 감각은 적중했다. 배리 매닐로우가 취입한 노래는 미국 ‘탑40’ 차트에 들었다. 유럽의 가수 나탈리 그란트가 부른 테크노 댄스 버전의 ‘메모리’는 1999년 유럽 댄스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오리지널 런던 캐스트 레코딩은 1982년 그래미상 최우수 캐스트 앨범상을 받았고 그 다음해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 레코딩이 같은 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캣츠>는 1983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작사/작곡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 1997년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에 등극한 <캣츠>는 2000년 9월 7,485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당초 이보다 석 달 앞인 6월 25일 마치기로 했으나 폐막 소식을 들은 관객들이 다시 몰리는 바람에 늦춰졌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는 <요셉과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 <에비타>, <송 앤드 댄스>,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오페라의 유령>, <선셋대로>, <뷰티풀 게임> 등을 작곡한 세계적인 뮤지컬 작곡가이다. 웨버가 <캣츠>를 들고 처음에 <에비타>를 연출한 해롤드 프린스를 찾아갔을 때에는 거절을 당했다. 그의 거절은 새로운 거장의 탄생을 가져왔다. 웨버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인물은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 예술 감독이던 트레버 넌. 28세에 예술 감독에 오른 천재적 연출가다. 까다로운 연극적 요소들을 훌륭하게 해결해내는 트레버 넌은 <캣츠>를 뮤지컬화 하는 데 성공했다. 상업 뮤지컬은 <캣츠>가 처음이었으나 곧 이어 <레 미제라블>,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선셋 대로>, <오클라호마> 등을 연출했다. 트레버 넌을 추천한 사람은 바로 당시 34세로, 급부상하던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다. 그는 1976년 손드하임 작 <사이드 바이 사이드>를 히트시켰고, 웨버를 만나기 전 <올리버>와 <마이 페어 레이디>, <오클라호마> 등을 리바이벌하는 데 성공했다. 웨버가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만나본 결과, 매킨토시는 둘 다 뮤지컬에 대한 광적인 열정을 서로 나누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웨버와 함께 작업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드림팀이 탄생한 것이다.
<캣츠>의 성공은 현대 영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의 쟁쟁한 예술가들 덕에 가능했다. 연출의 트레버 넌 외에도 무대 미술의 거장 존 내피어와 안무가 질리안 린의 합류가 그것이다. 존 내피어가 뮤지컬에서 작업한 작품은 <캣츠>,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선셋대로>, <마틴 기어> 등이다. 그는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세 번의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수상, BAFTA (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상, , <캣츠>,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레 미제라블>, <선셋대로> 등의 작품으로 무려 다섯 번에 걸쳐 토니상을 수상하였다. American Academy of Achievement의 멤버이기도 한 내피어는 1996년 예술산업분야 로열 디자이너로 선출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질리안 린은 영국 재즈 댄스 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녀의 독특한 스타일은 <캣츠> 작업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녀는 <캣츠>의 조연출 및 안무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 작 <오페라의 유령>의 출연으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얻었다. 그녀의 웨스트 엔드와 브로드웨이 작품은 50여 개가 넘는다. 여기에 조명 디자이너 데이비드 허쉬가 합세했다.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는 200여 편이 넘는 정극,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의 조명을 디자인해 왔다. <에비타>, <캣츠>, <레 미제라블>에서의 작업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수많은 상을 석권한 인물이다.
작곡 / 앤드루 로이드 웨버
캣츠’의 다양한 기록들
수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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